
“아직 최고 가드라고 말하기는 좀 그런 것 같아요.”
18일 경복고등학교 강당. 모든 경기가 마무리되고 시상식이 열렸다. 여고부 개인상을 시상하는 순서였다. 맨 앞에 수줍게 선 소녀는 쭈뼛쭈뼛 나오더니 어색한 포즈로 트로피를 받았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기자와 MVP 인터뷰를 할 때도 수줍음이 많던 그녀였지만, 코트에서는 그 누구보다 씩씩하고 활발하게 움직이며 인성여고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박다정(173cm, G). 그녀는 인성여고의 에이스이자 장차 한국 농구를 짊어지고 갈 가드 재목으로 꼽힌다. 슈팅 가드로서 폭발적인 득점 능력이 단연 장점. 이번 대회 4경기 평균 25.7점을 해내며 최우수선수와 득점왕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WKBL 총재배, 춘계연맹전에 이어 이번 대통령기 우승으로 3관왕에 오른 인성여고지만, 최근 벌어진 고대총장배 등 봄과 여름에 열린 대회서는 대체로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 자꾸 우승 문턱에서 멀어져서 그를 계기로 이번 대회를 더욱 열심히 준비했어요”라고 은연 중에 자존심이 상했다고 밝힌 박다정.
특히 안철호 코치가 원하는 사항을 선수들이 좀 더 잘 이행했다는 것을 기뻐했다. “코치님이 다른 학교 코치님들보다 젊으시잖아요. 그래서인지 저희와 잘 통하는 부분이 있어요. 코치님은 워낙 자상하신데 훈련할 때는 지독하게 하시죠. 수비를 정말 많이 강조하세요. 코치님이 가르쳐주신 데로 수비를 잘해서 우승한 것 같아요”라고 안 코치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이제 인성여고를 떠나기 직전에 이르렀다. 오는 10월 전국체전을 끝으로 박다정은 프로 무대를 노크하게 된다. “마지막까지 우승을 한번 더 하고 싶어요”라고 말한 박다정은 “WKBL 드래프트에서 꼭 뽑혔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1순위로 뽑히는 건 자신이 없고 그냥 어느 팀이든 불러주시면 열심히 뛸 거에요”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지금도 고교 레벨에서는 최고 가드로 통하지만, 박다정은 끊임없는 발전을 추구했다. “아직 전 최고의 가드가 아니에요”라고 겸손함을 드러낸 뒤 “박정은 언니와 박태은 언니(이상 삼성생명)의 플레이를 정말 좋아해요. 정은 언니는 뭐든 다 잘하시는 것 같고 태은언니는 스피드가 정말 좋으세요. 배우고 싶어요”라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박다정. 인성여고를 올 시즌 3관왕으로 이끈 플로어 리더다. 고등학교 졸업반 시절의 화려했던 추억. 그녀는 올 가을 인성여고를 한 번 더 우승으로 이끌고 영예롭게 프로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대통령배 대회는 그녀 인생 속 한 켠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2011-08-18 경복고/글 김진성 사진 한필상 기자(kkomag@jumpbal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