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어수선한 분위기의 연속이었던 명지고가 8강에 오르는 쾌거를 맛봤다.
명지고는 15일 경복고 체육관에서 열린 남고부 C조 예선 마지막 경기서 홍대부고에 완패하며 1승 1패가 됐다. 그러나 12일 낙생고에 승리했기 때문에 1승 1패로 8강에 무사히 안착했다. 결과도 결과이지만, 이번 대회 예선전서의 명지고는 예전의 명지고와 달랐다.
명지고는 최근 연이어 지도자가 교체된데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팀의 주축 김효남(181cm, G)과 이동엽(193cm, F)이 나란히 발목 부상을 입어 사실상 1, 2학년에 주축이 돼 이번 대회를 치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 선전은 분명 의미가 크다.
김건휘(183cm, G)는 2경기 평균 20.5점 6.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명지고 공격을 실질적으로 책임졌다. 내, 외곽을 오가며 부지런히 움직인 강인혁(186cm, F)도 2경기 평균 14.5점 3.5리바운드로 뒤를 받쳤다. 비록 1승 상대가 이번 대회 최약체팀 낙생고이긴 했지만 명지고 역시 주요 전력원이 빠졌다는 점에서 가볍게 봐선 안 될 1승이었다.
또한, 2학년 장규호(189cm, F)는 골밑과 외곽을 오가며 2경기 10.5점 10.5리바운드라는 쏠쏠한 성적으로 후방을 지원했다. 여기에 1학년 답지 않게 과감한 플레이가 돋보인 박민석(194cm, F)도 2경기 평균 16.5점 6.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밖에 1,2학년 그 어떤 선수가 코트에 나서더라도 실력 격차가 적은 모습은 명지고의 최대 장점이다. 홍대부고에 완패했지만, 부임한지 3개월 된 전병준 코치의 지도 하에 명지고가 새롭게 태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예선전이었다. 특히 빠른 공수전환은 단연 돋보이는 부분.
전병준 코치도 이를 거론했다. “빠른 농구를 추구하는 게 제 스타일인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어서 고마워요. 전체적으로 신장이 작아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에겐 그저 경직되지 말고 편안하게 경기를 치르라고 주문했어요”라고 8강 진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직 멀었습니다”라고 겸손함을 보인 뒤 “수비나 체력적인 면에서 나아졌지만, 마무리가 잘 안 되는 게 문제에요. 동계훈련에서도 더 다듬을 겁니다”라며 이번 대회뿐 아니라 앞으로 팀의 진정한 부활을 위해서는 막판 집중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지고. 최근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데다 주축 선수의 부상과 지도자의 잦은 교체 등 악재의 연속임에도 꿋꿋이 이겨내는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선수들의 표정도 밝아 보였다. 전 코치 역시 “저는 명지고를 오래오래 지킬 겁니다”라고 웃어 보이며 앞으로의 돌풍을 예고했다.
전병준 코치를 중심으로 단합이 잘 된 명지고에 쨍하고 해뜰날이 찾아왔다. 그런 전 코치가 이번 대회를 치르며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한 말은 이랬다고 한다.
“노력한 만큼 대가가 온다. 정말, 진심으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보자.”